삼국지 장소 (156년 ~ 236년) 오나라
장소는 서주 팽성국 사람으로 자는 자포(子布)입니다. 장소는 어려서부터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고 예서(한자의 서체 중 하나)에 뛰어났습니다. 조욱, 왕랑과 친하게 지내며 명성이 있었습니다.
서주자사 도겸이 장소를 무재로 천거했지만 장소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일로 도겸은 장소를 잡아들였고 친하게 지냈던 조욱이 온 힘을 기울여 장소가 풀려나게 도와주었습니다.
손책
후한 말 황건적의 난 등으로 세상이 어지러울 때 장소는 장강을 건너 양주로 사는 곳을 옮겼습니다. 손견의 아들 손책의 밑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손책은 장소를 매우 신임했습니다. 손책이 죽기 전 장소를 불러 자신의 동생 손권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오력>에서는 손책이 손권의 능력이 부족하다면 장소에게 직접 나라를 취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는 삼국지 연의에서 유비가 죽기 전에 제갈량에게 유선을 맡기면서 한 말과 같습니다. 그만큼 손책은 장소를 신뢰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손권
200년 손책이 죽은 후 동생 손권이 뒤를 이었고 장소는 손권을 모시게 됩니다. 손권도 장소를 매우 신임해 장소에게 항상 정치와 행정을 맡겼습니다.
208년 조조가 형주를 차지하고 손권의 땅을 넘볼 때 장소는 싸움을 반대하고 화평하자고 주장(사실상 항복)했습니다. 노숙과 주유의 싸우자는 주장으로 결국 조조군과 싸우게 되었고 적벽대전에서 조조군을 격파했습니다. 이 때 장소가 화평을 주장한 일은 이후에도 장소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장소는 정치와 행정만 주로 했지만 군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손권이 합비를 칠 때 장소는 따로 군을 이끌고 광기를 치기도 하고 여러 장수들과 함께 예장의 도적을 토벌하기도 했습니다.
221년 위나라의 조비는 사자 형정을 보내 손권을 오왕으로 임명했습니다. 형정은 오나라의 궁궐 문에 들어서고도 수레에서 내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장소는 형정의 무례함을 꾸짖어 수레에서 내리게 했습니다.
손권이 승상의 자리를 누구에게 맡길지 고민할 때 신하들은 장소를 추천했지만 손권은 손소를 승상으로 삼았습니다. 225년 손소가 죽고 다시 신하들은 장소를 추천했지만 손권은 장소의 성품이 강직해 말을 따르지 않아 원한과 허물이 생긴다며 고옹을 임명했습니다.
229년 손권이 황제의 자리에 오르면서 장소를 보오장군에 임명하고 삼사에 버금가는 대우를 했습니다.
231년 공손연이 오나라의 밑으로 들어오기를 청했고 손권은 기뻐하며 사신으로 장미와 허안을 보내 공손연을 연왕에 임명하려고 했습니다. 장소는 공손연이 위나라를 두려워해 구원을 요청한 것일 뿐 본심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며 반대했지만 손권은 결국 장미와 허안을 공손연에게 보냈습니다. 장소는 한탄스러워하며 병을 핑계로 조정에 나가지 않았고 손권은 장소의 집 문을 흙으로 막았습니다. 장소의 예측대로 공손연은 장미와 허안을 죽이고 손권은 여러 번 장소에게 사과했지만 장소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손권은 불을 지르며 협박해보기도 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결국 장소의 아들들이 장소를 설득하고 모셨습니다. 손권은 장소를 수레에 태우고 돌아가며 반성했습니다.
236년 80년을 살며 장수한 장소는 세상을 떠났고 손권은 시호를 내려 문후라고 했습니다. 장소의 아들들은 장승, 장휴가 있었습니다.
손권과의 다른 일화
손권은 사냥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삼국지 오주전>에는 손권이 218년 오군에서 호랑이 사냥을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장소는 이런 모습을 위험하다고 생각해 손권에게 하지 말라고 진언했지만 손권은 호랑이 사냥용 수레를 만들어 다시 사냥을 즐겼습니다.
손권이 무창에 있을 때 주연을 열어 신하들과 함께 술자리를 즐겼습니다. 장소는 정색하고 자리를 떠났고 손권이 장소를 불러 자신은 그저 즐기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장소는 은의 주왕(주색을 즐기고 폭정을 일삼았다)이 술을 마시고 즐긴 것의 예를 들어 충고했고 손권은 부끄럽게 생각하고 그만두었습니다.
장소의 성격과 평가
장소는 용모가 당당하고 근엄해 위엄 있는 풍모를 지녔고 강직하고 엄격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손권을 위하는 마음으로 엄격하게 대했고 잘못 된 일이 있으면 진언했습니다. 이는 손책이 유언으로 장소에게 손권을 맡기면서 부모님 같은 마음으로 대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손권은 장소를 존경하고 신임하면서도 승상에 임명하지 않은 일을 보면 그의 강직함을 불편해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삼국지의 저자 진수는 ‘장소는 손책의 유언을 받아 군주를 보좌하고 공훈을 세우고 충성하며 직언하고 자신을 위해 행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엄한 태도 때문에 손권에게 꺼림을 받았고, 고상한 행동 때문에 소원해져 재상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또 사보(천자의 교육 고문)에 오르지 못하고 조용히 집에서 만년을 보냈다. 이로 보아 손권이 손책에 미치지 못함이 분명하다.’ 라고 평했습니다.